내가 사랑하는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것을 발견하고 느끼는 과정이다
어느 날, 나는 한적한 공원에서 한 시간 가량을 보냈다. 그날은 바람이 부드럽게 불고, 햇살이 나무 사이로 새어 나오는 완벽한 날씨였다. 그런 날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사람들은 드문드문 지나가고, 나는 그저 벤치에 앉아 세상의 소음을 잊고 있었다. 그때 문득, 나는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했다. 우리는 종종 아름다움을 찾아 나선다. 예술 작품이나 자연, 사람들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려는 여정을 떠난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은 거의 없었다. 왜 우리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걸까? 그 답은 의외로 간단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것을 통해 무엇인가를 느끼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이란 단순히 눈에 보이는 무엇인가가 아니라, 그 감정을 일으키는 특별한 순간이다.
내가 보낸 시간은 다만 공원에서의 한 시간이었지만, 그 순간을 온전히 느끼면서, 나는 진정으로 그 시간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날의 공원, 그날의 바람, 그날의 햇살은 그 자체로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름다움이 단지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를 주지 않았다. 그 의미는 그 순간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마음으로 느끼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마치 우리가 어떤 음악을 들을 때, 그 음악이 단순히 음표의 집합이 아니라, 그 음이 내 마음에 전달되면서 비로소 음악이 된다면, 아름다움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단순히 아름다운 것들만이 아니다. 그 아름다움을 내가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그것을 나의 일부로 만들어가는가가 더 중요하다. 공원에서의 한 시간도 그랬다. 그 시간은 나에게 단순히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을 뿐 아니라, 내가 그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고, 세상과 나 사이의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러니까 내가 그 시간을 사랑한 이유는 그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고, 그것이 내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나의 내면을 더 깊이 이해하게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경험하지만, 그 중에서 우리가 정말로 마음에 담고, 오래 기억하는 것은 특별한 순간들이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사실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인식하고, 그것이 내 마음 속에 자리 잡는 순간이 더 중요한 것이다. 나는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그것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능력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 능력이 나에게는 더 큰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내가 세상과 교감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때때로 너무 급하게 살아가면서, 눈앞에 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놓친다. 일상의 작은 순간들, 예를 들면 길을 걷다 만난 꽃 한 송이, 그저 지나치는 사람들의 미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나에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모든 것들은 사실 진정한 아름다움이 숨어 있는 곳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자주 간과한다. 지나치게 바쁘고, 마음이 산만한 탓에 우리는 그것들을 놓치고, 결국 삶의 진정한 의미와 아름다움도 잃어버리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 큰 여행을 떠나거나 특별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가장 큰 아름다움은 우리가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있을 때, 그리고 바로 이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가 세상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떤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 내가 경험한 그 공원에서의 한 시간이 그랬듯이,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그 순간을 온전히 살아갈 때, 그 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그때 공원에서 느꼈던 바람과 햇살의 따스함은 사실 내가 그 순간에 집중하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아름다움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그 과정을 사랑한다.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추구하면서 살아가지만, 결국 그것을 추구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 내가 그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며 느끼는 것이 아름다움이라면, 그 아름다움은 내 안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것을 느끼는 나는 더 이상 외부의 것들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렇게 나는 내 안에서 나만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그것을 사랑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나 아름다움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그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아닐까? 아름다움은 이미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다. 다만 그것을 인식하는 눈과 마음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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