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이 있다. 그 시절에 한 번쯤은 ‘영원히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던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들, 그리고 그 속에서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이 있다. 그 시절에 한 번쯤은 ‘영원히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던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나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길고 긴 여름방학, 끝없이 펼쳐진 초원, 그리고 그곳에서 느꼈던 따뜻한 햇살. 그때는 그것들이 마치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았다. 세상이 모두 정지된 것처럼,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나는 이제 그 시절을 추억으로 떠올리게 되었다. 그 추억들이 점차 흐릿해지고, 그 속에서 느꼈던 감정들도 희미해져 간다.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지나간다. 어쩌면 그 속도는 우리가 스스로 느끼지 못할 정도로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그 변화를 하나하나 인식하기 어렵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과거의 한 순간을 떠올리면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깨닫게 된다. 그런 깨달음은 때로는 아쉬움으로, 때로는 기쁨으로 다가온다. 어릴 적 내가 느꼈던 감정들, 내가 사랑했던 장소들, 내가 믿었던 것들. 그것들은 이제 나와 함께하지 않는다. 대신 새로운 것들이 내 삶에 들어오고, 나는 그 새로운 것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 변화 속에서도 우리는 무언가 변하지 않는 것들을 찾아낸다. 

그 변하지 않는 것들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내면의 변화’라고 부르고 싶다. 외적인 변화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서 일어난다. 사람들과의 관계, 시간의 흐름, 물리적 환경의 변화. 하지만 내면의 변화는 우리가 어떤 경험을 하든, 어디에 있든 계속해서 쌓여간다. 그것은 단지 시간이 지나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시간 속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내면의 변화는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가는지에 대한 것이다. 외적인 변화가 멈추지 않더라도, 내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면, 그것은 변하지 않는 진실처럼 느껴진다.

그런 내면의 변화는 우리가 겪은 고통과 기쁨을 모두 아우르며, 점점 더 나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어려운 상황을 겪을 때면 나는 그 고통이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준다고 믿고 싶어진다. 그 고통이 없다면 나는 결코 오늘의 내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때마다 힘들고 아픈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 순간들이 지나고 나면 나는 더 단단해지고, 더 성숙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기쁨도 내 내면의 성장을 돕는다. 내가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었던 순간들은 내가 더 순수하고 진실된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쁨은 나에게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내가 더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나는 이런 내면의 변화가 결국 우리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외적인 변화는 우리가 제어할 수 없지만, 내면의 변화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들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그 모든 것이 내 선택과 책임이기 때문이다. 나는 매일매일의 선택이 결국 나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지에 대한 중요한 열쇠라고 믿는다. 그 선택들이 모여서 나의 내면을 만들어가고, 그 내면이 다시 외적인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다.

이제 나는 어린 시절의 순수한 마음을 그대로 간직한 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 과거의 내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고,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모든 경험들이 앞으로의 나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나는 여전히 과거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지만, 그것이 나의 현재를 제약하지 않기를 바란다. 과거는 과거일 뿐, 나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 나아가는 길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고, 그 변화 속에서 나는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할 것이다. 내면의 성장은 외적인 변화와는 다르게 언제나 내 안에서 지속되고,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힘이 될 것이다. 

시간은 흘러가고, 많은 것들이 사라지겠지만, 내면의 변화는 계속해서 나를 이끌어갈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길을 따라가며, 변하지 않는 내면의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