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따라 나아가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그 길을 걷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풍경들이 나에게 생각보다 큰 위로를 주곤 한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일상의 반복에 지쳐 있었다. 출근, 퇴근, 하루하루가 그저 흘러가는 것만 같았다. 그럴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 있었다. 이 삶이 과연 내 의지로 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살아가는 대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 그렇게 문득 문득 들려오는 내 마음의 작은 질문들이 쌓여 갈수록 나는 더 큰 혼란에 빠지곤 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친구와 만났을 때 그가 던진 말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넌 뭐가 좋아?" 그 질문에 나는 잠시 멈칫했다. 그때까지 나는 '좋아하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냥 주어진 일들을 해내기 바빴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의 그 한 마디가 내 안에서 무엇인가를 일깨워준 느낌이었다.
"좋아하는 것?" 나는 천천히 대답을 시작했다. "글을 쓰는 것, 그리고 산책하는 것." 나는 자신도 놀랄 정도로 쉽게 말할 수 있었다. 평소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나에게 큰 기쁨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걸 좋아한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 후 나는 조금씩 내 시간을 더 소중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출퇴근 시간에도 여유를 가지고, 그동안 제대로 하지 않았던 일들을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실천해 보기로 했다. 주말마다 나는 산책을 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감정들을 조금씩 꺼내어 보았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이 조금 더 온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나 봄이 오면, 길거리를 걷다 보면 꽃들이 하나둘 피어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아무리 바쁜 일상 속에 있을지라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그 꽃을 바라보는 순간, 모든 피로가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 꽃들이 나에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너도 이 세상에 필요한 존재야. 너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 그런 작은 위로들이 내 마음을 가득 채운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나만의 속도를 찾게 되었다.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내가 원하는 것들을 조금씩 채워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전에는 매일 반복되는 일들이 나를 지치게 했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몰랐지만, 지금은 조금씩 나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 즐겁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되면서 삶은 훨씬 더 풍요로워졌다.
물론 아직도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때때로 불안함이 나를 찾아오기도 하고, 내가 과연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다시 한 번 숨을 고르고, 내 발걸음을 확인한다. "이 길이 맞을까?"라는 물음에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내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내가 처음 느꼈던 혼란과 불안은 이제 내가 걸어가는 길에서 작은 발자국이 되어 나와 함께한다. 나는 그 발자국들을 보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또 어디로 가고 있는지 생각할 수 있다. 그게 바로 내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지 않을까 싶다.
어떤 사람들은 삶을 살면서 언제나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나는 그런 확신을 찾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그 시간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나 자신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지며, 조금씩 그 답을 찾아가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답을 찾으면서, 나의 삶은 점점 더 생동감 있게 변해갔다.
매일 조금씩, 나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때로는 힘들고, 때로는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은 만큼, 그 길을 따라가면 나에게 맞는 풍경이 펼쳐질 것임을 믿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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