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내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들 중 하나는 내가 왜 그토록 쉽게 지나쳐버리는 순간들을 다시 되돌려보고 싶은지에 관한 것이다.
어느 날, 길을 걷다가 갑자기 하늘을 올려다보니 기온은 조금 쌀쌀하지만 공기는 상쾌했고, 거기서 나오는 빛들이 지나간 시간들을 아련하게 떠오르게 했다. 그 순간 나는 그저 길을 걷고 있었는데, 그 순간만큼은 그 어떤 일에도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생각보다 길게 내딛은 걸음은 작은 발걸음처럼 느껴졌고, 내 안에 평화로운 무언가가 자리잡은 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서 번쩍였던 생각이 하나 있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소중한 순간들을 지나쳐버리는 걸까? 일상 속에서 수없이 마주치는 그런 순간들을 더 자주, 더 깊게 느껴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날 그 길을 걷는 동안 내가 놓쳤던 수많은 순간들을 되돌려보게 되었다. 어쩌면 우리가 지나치는 순간들은 사실 우리를 위해 준비된 시간들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도, 가로수에서 흩날리는 낙엽도, 하늘을 나는 새들도, 그것들은 모두 나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하려는 듯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모든 것을 지나쳐버렸다.
어린 시절, 나는 아주 사소한 일에도 눈물을 흘리곤 했다. 그때는 무엇이 슬프고 무엇이 기쁜지도 몰랐다. 하지만 나는 세상이 나에게 주는 모든 것을 크게 받아들이고 싶었고, 그랬던 나의 모습은 지금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나는 그때의 내 모습을 기억하면서, 시간이 흐른 지금 나는 왜 그렇게 그 모든 순간을 놓치고 살았는지 자문하게 되었다. 그때의 나에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뛰어가고, 모든 것을 즐기려는 마음이 있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면에서 그 모든 것에 둔감해져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나는 일상 속에서 크고 작은 일들을 처리하는 데만 몰두하며, 그저 지나가는 순간들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왔던 것 같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그냥 지나쳐버리고, 사람들의 표정도 지나쳐버린 채 바쁘게 움직였다. 나는 늘 앞만 보고 달려왔고, 그 사이사이에 있었던 작은 기쁨들은 그냥 그때그때 지나쳐 버린 채 일상 속에 묻혀버린 느낌이다.
이제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우리가 지나쳐버린 순간들이 사실은 우리가 가장 필요했던 순간들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순간들이 주는 아름다움과 의미는 어쩌면 우리에게 소중한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한 신호일지도 모른다. 내 삶에서 지나온 수많은 순간들을 돌아보면, 그것들이 다 무의미했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들 속에서 나만의 행복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순간들을 놓치고 지나쳐왔다. 이제라도 그 순간들을 다시 하나하나 되돌려보며, 그 속에 숨겨진 진짜 의미를 찾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길을 걷다가 느꼈던 공기의 온도, 스치는 사람들의 미소, 떨어진 낙엽 하나에도 담긴 이야기를 더 이상 지나치지 않겠다고 다짐해본다. 그렇게 작은 것들을 하나하나 소중히 여길 수 있다면, 나는 더 풍성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 후, 나는 그 길을 다시 걸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내가 지나쳐왔던 것들을 놓치지 않기로 결심했다. 걸음을 멈추고, 바람이 부는 소리에 귀 기울였으며, 그때 그 순간이 나에게 주는 의미를 하나씩 되새기며, 다시금 평범하지만 특별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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